“좋아합니다, 조슈아 경!” 역시 이 흐름인가. 조슈아는 담담하게 생각했다. 자신을 좋아한다고 고백한 눈 앞의 사람은 옆집에서 독거하는 숙녀로, 왕성 숙소에서 외부 거주지로 이사왔을 때부터 쭉 교류했던 사람이었다. 그러고보면 처음 만났을 때부터 눈에 띄게 잘해주었지. 자신은 그 이유를 너무 오랫동안 눈치채지 못했다. “오, 오래 전부터 좋아해왔어요. 조슈아...
왕이 쓰러졌다는 소식이 마치 폭풍처럼 왕궁을 휩쓸었다. “프리스트 분들께서는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셨소.” 누군가가 말했다. “여기 남은 우리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봐도 좋소.” 하지만 그 말에 납득하지 못한 누군가는 말했다. “그런데 로드께서는 어째서 일어나시지 않는 겁니까?” “로드께서 의식을 잃으신 것은 일반적인 부상이 아닌, 저...
무언가를 고민하느라 잠이 안 오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내가 잠을 다 설치다니, 별일이군.’ 조슈아는 창문 너머로 떠오르는 아침해를 보며 생각했다. ‘밥은 안 먹어도 잠만은 한 번도 거르지 않았는데…….’ 그는 입이 찢어져라 길게 하품을 했다. 그는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몸을 애써 일으켰다. 조금 더 꾸물거리고 싶었지만 오늘은 월요일 아침이었다....
“로드.” 화창한 주말 오후, 복도를 걷던 로드에게 누군가가 다가왔다. 루인이었다. “이번 분기 심리 치료 프로그램의 보고서입니다.” 자신의 살과 피를 깎아내어 주군을 지키는 것을 업으로 삼은 기사라고 할지라도 전쟁의 참화는 때때로 충격적이기 마련이다. 아발론에는 기사들의 정신 건강을 위한 심리 치료 프로그램이 존재했다. 그 대상은, 반 년에 한 번 씩 진...
“로드! 기다렸습니다!” 평온한 아발론을 깨우듯,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처럼 경쾌한 목소리. “오신 김에, 이곳에 사인을 좀……!” 로드의 코 앞까지 들이밀어진 흰 종이의 상단에는 검은 글씨로 다섯 글자가 쓰여있었다. 「휴가 신청서」 그가 들이민 문서가 업무와 관련된 것이 아님을 확인한 로드는 고개를 들었다. 로드의 눈 앞에 서있는 조슈아는 기대가 가득한...
그곳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느껴지는 것은 훅 하고 코 앞까지 풍기는 따스하고 달콤한 향기. 짙은 오렌지빛의 투명한 액체가 쫄쫄쫄 맑은 소리와 함께 떨어진다. 티팟 주둥이를 빠져나와 은제 스트레이너를 통과한 찻물은 새하얀 찻잔 안에 가득 고인다. 심플하지만 우아한 삼단 접시에는 스콘과 마들렌, 쿠키가 켜켜이 쌓여있다. 타닥타닥 타오르는 벽난로에서는 엷은 불...
덤으로 내가 고른 물조슈아 잔. 물조슈아를 닮은 물빛, 아발론을 의미하는 용 무늬. 이건 물루미에 잔. 연한 물빛, 꽃 무늬, 물루미에의 눈을 연상시키는 붉은 포인트.
조슈아는 거울에서 도저히 눈을 떼지 못했다. 눈을 가릴 정도의 기장으로 부드럽게 휘어진 물빛 앞머리. 날렵하게 올라간 눈꼬리. 티 하나 없는 하얀 피부. 모든 것이 익숙한 자신의 것이었다. "말도 안 돼……." 단 하나, 그 얼굴이 말도 안 될 정도로 어려보인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조슈아는 부릅뜬 눈으로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살폈다. 둥그런 윤곽의 토실토...
풍파가 거세다. “헬가 경!” 용기사가 쓰러졌다. 지나치게 격렬한 전투 탓이다. 프리스트들이 일사분란하게 달려가 쓰러진 용기사의 기색을 살피고 로드의 안색엔 걱정과 패배감이 얼룩졌다. 그러는 동안에도 거대한 적, 아리에스 얼터는 무심한 백색의 눈동자로 이쪽을 내려다볼 뿐이다. 아마 싸움의 장소를 잘못 골랐는지도 모른다. ‘귀찮아지겠어.’ 조슈아는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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